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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 기록일기-노숙 할뻔한 썰 / 변태종업원 만난썰 / 주비리-팜플로나-우테르가 용서의언덕 오늘은 주비리에서 팜플로나까지 20km정도 일정이다. 순례오신 다른 한국분이 4시간정도 걸으면 된다고 하셨다. 평지길이라서 오래 걸리지 않는다고 하셨다. 그 말을 믿고 나는 아침을 먹고 8시정도에 출발해서 천천히 걸었다. 4시간 걸린다는 말을 믿은 내가 잘못이다. 나는 팜플로나까지 11시간이 걸렸다. 저녁 6시에서 7시 사이에 팜플로나 공립알베르게에 도착하니 이미 풀이었다. 다른 사립알베르게로 갔지만 거기도 이미 풀이었다. 나는 멘붕이왔다. 오늘 길바닥에서 노숙해야하나 온갖 생각이 다 들었다. 게다가 팜플로나까지 오는길에 스파게티를 사 먹은 식당에서 변태종업원에게 잘못 걸렸다. 주문할때부터 나에게 이것저것 물어보더니 오늘밤 좋은 숙소가 있다며 같이 가잔다. 당연히 거절을 했고 그때 부터 쎄한느낌이었다. ..
산티아고 순례길 기록일기 론세스바예스-주비리 론세스바예스에서 주비리까지 걷는날이다. 6시30분 정도에 출발했는데 아직 어두워서 헤드랜턴을 켜고 걸었다. 멋모르고 혼자나왔는데 어두운 숲길을 랜턴하나에 의지해 걸어야했다. 앞서가는 순례자가 한 명 있어서 그나마 안심이 되었다. 주비리까지 반이상을 혼자 걷다가 싱가폴에서 온 존슨과 막판에 동행했다. 존슨은 오리손에서 같이 묵었었다. 존슨은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할아버진데 친구들과함께 까미노에 왔다. 존슨은 자기는 파킨슨병 때문에 천천히 걸어야하니 나보고 먼저 가라고했다. 그러나 나는 존슨과함께 천천히 걷고싶었다. 어느 순간 목적지까지 빨리 가야한다는 생각에 앞만 보고 질주하는 내가 보였다. 아름다운 풍경들을 다 놓치고 목적지를 향해 걷기만 하는건 까미노가 아니였다. 그런 생각이 든 순간 걸음을 늦추고 천..
산티아고 순례길 기록일기 바욘-생장-오리손-론세스바예스 생장을 가기위해 거쳐가는도시 바욘에 도착했다. 나는 바욘에서 1박하고 바로 오리손으로 넘어가는 일정이다. 바욘기차역에서 나오자마자 따스한 햇살과 아름다운 풍경이 나를 반겨주었다. 바욘에서 1박하길 정말 잘했다.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악명높은(?) 피레네산맥을 넘었다. 생장에서 9km정도 되는 지점에 오리손이 있다. 7kg되는 백팩을 메고 오리손까지 가는길이 쉽지않았다. 계속되는 오르막길은 체력을 갈아먹었고 땀이 비오듯이 흘렀다. 몸은 힘들었지만 피레네의 풍경은 고단함을 잊게했다. 피레네산맥의 아름다운 풍경을 마주하자 벅찬 감정이 올라왔다. 행복하고 감사했다. 오리손에서 멋진 일출을 보며 피레네를 걷기 시작한다. 오리손에서 론세스바예스까지는 배낭을 보냈다. 8유로를 내면 다음 알베르게까지 배낭을 배달해준다...
산티아고 순례길 기록일기 파리2일차 드디어 14시간의 지루한 비행을 끝내고 파리에 입국했다. 나와 비행기 옆자리였던 한국인과 교환학생으로 온 한국인 총 3명이서 파리시내로 가기위해 샤를드골공항에서 택시를 탔다. 셋이서 여러가지 수다를 떨다보니 시간가는줄 몰랐다. 공항에서 시내로 가는길에 파리의 많은 관광지를 지나갔다. 마치 시티투어버스를 타고 여기저기 관광하는것 같아 재미있었다. 목적지에 도착 후 한국인들과 아쉬운 작별을 하고 예약해둔 호스텔로 향했다. 호스텔에서 같은방이었던 이스라엘아가씨가 말을 걸어왔다. 여행하고 사람들 만나는것을 좋아하는 아가씨였다. 많은 대화를 하고싶었지만 영어를 못하는 나는 반은 못 알아듣고 하고자 하는 말이 입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게다가 14시간 비행에 전날 공항에서 노숙을 했던터라 너무 피곤해서 대화할 기운도..
산티아고 순례길을 가기위해 퇴사했다. 오늘 이사님께 퇴사 의사를 말씀드렸다. 이유는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가기위해. 최소 한 달이상 일정이었기에 그만두고 가는게 맞았다. 누군가는 이러한 나의 결정이 무모하고 한심하다고 할 수도 있겠다. 나도 그러한 의견에 굳이 반박하지 않겠다. 산티아고행을 결정하기까지 나도 많은 고민이 있었다. 안정적인 직장을 버리고 순례길을 택하는 것이 나도 쉽지 않았다. 퇴사하고 굶어 죽으면 어쩌나, 언어도 안 통하는데 소매치기라도 당하면 어쩌나 하는 온갖 불안과 걱정들이 올라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순례길을 간다. 이러한 결정을 한 나 자신이 나조차도 신기하다. 누군가에겐 혼자 해외여행을 하는것이 별거 아닐 수 있겠지만 나에겐 큰 도전이다. 내성적인 성격에 겁도 많아서 혼자서 해외로 자유여행을 간다는 건 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