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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 기록일기> 사리아 - 가장 많은 순례길 출발지 새벽에 화장실 때문에 깬 뒤 잠을 설쳤다. 6시 알람이 울렸지만 일어나기가 싫어서 밍기적거리다 겨우 몸을 일으켰다. 무릎이랑 허리가 여전히 아프다. 오늘 연박을 하며 쉬어야 하나 고민하다 그래도 걸어야겠다는 생각에 일어났다. 아침으로 사과와 어제 해둔 밥에 삶은계란이랑 라면국물을 먹었다. 누군가 두고간 라면스프덕에 맛있는 아침식사를 했다. 아침을 든든하게 먹고 나갈 채비를 한다. 준비하는 내내 마음이 심란하다. 몸이 안좋아서 사리아까지 배낭을 메고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배낭에서 필요없는 물건을 추려내 버렸다. 조금 남은 파스타면과 배낭에 잘못 넣어온 건전지 3개를 버렸다. 몸이 아프기 시작하니 이제야 물건을 버린다. 준비를 끝내고 비장한 마음으로 알베르게를 나선다. 갈까 말까 고민하다가 출발이 늦어졌..
<산티아고 순례길 기록일기> 사모스 오늘도 배낭을 동키로 보내고 출발했다. 아침에 동행이 카톡으로 사모스로 가면 돌이가는 길이란다. 나는 이미 동키랑 숙소를 예약해놔서 어쩔 수 없이 사모스로 향했다. 나갈 채비를 마쳤는데 바람소리가 심상치 않다. 알베르게 문을 나서기가 두렵다. 비가 내려서 판초우비를 챙겨입고 마음의 준비를 한다. 알베르게를 나서니 온통 깜깜하다. 헤드랜턴에 의지해 칠흙같은 어둠 속을 걷는다. 순례길 초반엔 어두운 길을 혼자 걷는 것이 무서웠는데 지금은 익숙해졌다. 오늘은 다행히 비도 바람도 어제보다 덜하다. 날씨가 이만한 것에 감사하다. 무릎통증이 여전하다. 내리막길을 내려가면 통증이 심해진다. 몸이 아프니 걷는 속도도 느리고 마음도 심란하다. 내리막길을 내려갈 때 무릎통증때문에 뒤로 걸었다. 뒤로 걸으면 통증이 없다. ..
<산티아고 순례길 기록일기> 라 포르떼아-오세브레이로-알토 도 뽀요 / 갈리시아지방 아침부터 바람이 무섭게 분다. 밖으로 나서기가 무서울 정도다. 나는 어제 동키서비스를 신청해놔서 배낭을 룸에 두고나왔다. 출발하려고 알베르게를 나오니 비가 내린다. 비가 와서 걷기 싫지만 일정을 맞추기 위해 비옷을 입고 길을 나선다. 다행히 바람은 심하게 불지 않는다. 배낭 없이 걷는데도 내리막길에서 오른쪽 무릎이 아프다. 지나왔던 험한 구간에서 동키서비스를 썼어야 했는데 아프고 나서야 쓴다. 뼈저리게 후회중이다. 이 무릎통증이 고질병이 되면 어쩌나 걱정이 된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아 걷는 속도가 느리다. 5km 걷는데 2시간이 걸렸다. 12시가 지나니 비바람이 거세진다. 오세브레이로까지 계속 험한 오르막 길이다. 천천히 한 걸음씩 옮겨본다. 길도 험한데 강한 바람이 몸을 때린다. 갈 길이 먼데 날씨가 ..
<산티아고 순례길 기록일기> 폰페라다-비야브랑카-라포르테아 / 스페인하숙 촬영지 어제는 비야브랑카까지 25km를 걸었다. 철의 십자가 구간에서 무리를 했더니 몸상태가 좋지 않다. 무릅과 허리, 골반이 아프다. 막바지에 이르니 몸이 성한 곳이 없다. 아침에 폰페라다를 빠져나오면서 성모마리아상 앞에서 잠깐 기도를 했다. 순례길과 유럽여행이 무탈하게 마무리되길 기도했다. 비야브랑카 가는 길에 100km대에 진입했다. 100km대 표지를 보자 울컥했다. 동행이 없었다면 울었을 것 같다. 200km대 표지를 처음 봤을때도 아쉽고 눈물이 글썽였다. 힘들고 고된 길인데 끝나가는게 왜 이리 슬픈지 모르겠다. 이 길이 끝나면 나는 어찌해야 할지 막막한 기분도 든다. 콤포스텔라에 도착하면 어떨지 벌써부터 코끝이 찡하다. 비야브랑카는 스페인하숙을 촬영했던 곳이다. 비야브랑카에 도착해서 마트를 가는 길에..
<산티아고 순례길 기록일기> 아세보-폰페라다 오늘은 아세보에서 폰페라다까지 16km를 걷는다. 내리막이 험한 구간이라 짧게 잡았다. 7시 40분 정도에 알베르게를 나섰다. 헤드랜턴에 의지하며 산길을 걷는다. 초반에는 길이 돌이 많지 않아서 어제에 비하면 수월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좀 지나다 돌이 가득한 내리막길이 나타났다. 경사도 가파른데 돌까지 있어서 몇 배로 힘들다. 무릎보호대와 스틱이 있지만 무릎이 터질 것 같다. 8kg짜리 배낭을 메고 내리막길을 걸으려니 죽을 맛이다. 안 다치게 천천히 걸어 어찌저찌 내리막길을 내려왔다. 내리막길은 몰리나세카까지 이어진다. 몰리나세카는 예쁜 마을이다. 몰리나세카에서 귀여운 길고양이를 만났다. 앉아있는 모습이 인형이다. 나를 빤히 쳐다보는데 너무 귀여워서 지나칠 수가 없었다. 순례길을 걷다보면 길고양이를 자..
<산티아고 순례길 기록일기> 라바날-아세보 / 철의 십자가 라바날 알베르게에서 아침을 먹고 8시 정도에 출발했다. 해가 뜰 시간이라 헤드랜턴이 필요없을 줄 알았는데 주위가 어둡다. 점점 해 뜨는 시간이 늦어진다. 헤드랜턴을 켜고 다시 출발한다. 걷다가 뒤를 돌아보니 일출이 보인다. 구름 사이로 보이는 일출을 잠깐 감상하고 다시 걷는다. 걷다가 어제 동행했던 한국인분을 다시 만났다. 출발시간이랑 걷는 속도가 비슷해 다시 마주쳤다. 자연스럽게 오늘도 동행을 한다. 6km를 걸어서 폰세바돈에 도착했다. 목적지까지 마지막 마을이다. 폰세바돈 바에서 오렌지주스를 마시고 화장실을 다녀왔다. 바에 들어오기 전에 비가 조금씩 내렸다. 우리는 미리 배낭커버와 판초우비를 입고 출발했다. 출발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비가 꽤 내리기 시작한다. 판초우비를 미리 입기 잘 했다. 산속 오..
<산티아고 순례길 기록일기> 아스토르가-라바날 라면 김치 파는 알베르게 오늘은 아스토르가에서 라바날까지 20km를 걷는다. 어제부터 계속 마주치던 한국인순례자와 동행을 했다. 마을이 눈에 보이는데 나타났다 사라졌다를 반복한다. 신기루처럼 저기 보이지만 가까워지지 않는다. 라바날 도네이션 알베르게에 탈수기가 있다고해서 체크인했다. 도네이션알베르게 오스피탈레로는 항상 친절하다. 친근하게 말을 걸고 설명해준다. 빨래를 하고 잠깐 쉬다가 저녁으로 라면을 먹으러갔다. 라바날에는 라면을 파는 알베르게가 있다. 바로 여기다!! 원래 라면에 김치, 밥을 먹으려고 했는데 밥이 없단다 ㅠ 아쉬운대로 라면에 김치를 주문했다. 라면에 김치가 7유로이다. 스페인에서 끓여주는 라면 중에 저렴한 편이다. 기대하고 고대하던 라면과 김치가 나왔다~! 한국에서는 라면 잘 먹지도 않는데 스페인에서는 라면이 ..
<산티아고 순례길 기록일기> 생마르틴-아스토르가 / 가우디 주교궁 , 대성당 오늘은 생마르틴 델 까미노에서 아스토르가까지 25km를 걷는다. 어제 밤에 생마르틴 공립알베르게가 너무 추워서 있는 옷을 다 껴입고 잤다. 추울까봐 가져간 발열조끼를 켜고자니 따뜻하니 잠이 솔솔 왔다. 아스토르가까지 가는동안 비가 내렸다. 갈리시아지방으로 갈수록 날이 흐리고 비오는 날이 많다. 아스토르가에 3시정도에 도착해 공립알베르게에 체크인했다. 샤워하고 빨래하고나니 5시다. 슈퍼에서 장을 보고 토마토달걀라면을 만들어먹었다. 라면스프를 반만 사용해서 남은 스프는 국물용으로 사용했다. 스페인에서 라면스프는 귀하다. 탈탈 털어 먹어야한다. 토마토달걀라면은 간단한 레시피지만 너무 맛있었다. 토마토가 라면스프의 인스턴트맛을 중화시켜주면서 풍미를 더했다. 그냥 국물라면보다 2배는 맛있었다. 함께 저녁을 같이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