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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아이를 위한 생일파티 오늘은 나의 생일이다. 나이가 점점 먹어가면서 생일을 잘 안챙기게 된다. 요즘의 나는 고립되어서 생일을 챙겨주는 사람도 없다. 어렸을적 초등학교 3학년때 반 친구의 생일파티에 간 적이 있다. 나는 문방구에서 선물포장한 샤프를 들고 친구의 집으로 향했다. 친구의 집엔 맛있는 음식과 케익이 놓인 생일상이 차려져 있었다. 생일자인 친구의 생일을 축하해주며 선물을 주었다. 별다를거 없는 생일파티였지만 나는 그 경험이 생소하고 신기했다. 나의 생일은 케익은 커녕 아무도 모른채 지나가기 일쑤였다. 시골의 조부모님은 손녀의 생일을 자주 잊어버리셨다. 기억해서 챙겨준다하더라도 케익이 있는 생일상을 차려지진않았다. 미역국에 할머니 할아버지가 좋아하는 음식이 푸짐하게 올라올 뿐이었다. 그렇기에 친구의 생일파티가 부러웠다...
내가 끔찍이도 싫어했던 수치스런 모습이 되었다. 종이 몇장에 한 싸인은 힘이 어마어마하다. 2년 전에 계약했던 아파트가 나의 숨통을 조여온다. 5월까지 입주인데 잔금이 4억이다. 분양받을 형편이 안돼서 분양사에 계약해지를 문의했다. 계약해지는 할 수 없고 잔금을 내지 않으면 구상권청구소송으로 재산압류가 들어오며 신용불량자가 될 수 있단다. 결국 내가 끔찍이도 혐오했던 무능하고 수치스러운 존재가 됐다. 알콜중독으로 폐인생활을 하던 아버지와 카드비를 못 갚아서 신용불량자가됐던 고모. 도박으로 전 재산을 잃고 빚까지 졌던 큰아빠. 모두 내가 한심하게 생각하며 저렇게는 되지 말아야지 생각했던 사람들이다. 초라하고 못나지 않으려고, 무능하고 한심한 인간이 되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며 살았다. 그렇게 저항하며 산 결과 내가 끔찍이도 싫어했던 그 모습이 되었다. 한심..
알콜중독 아버지에대한 원망에서 이해로 나의 아버지는 알콜중독자이다. 돈만 있으면 술먹는데 다 써버리고 아침부터 밤까지 술을 마신다. 옛날로 거슬러 올라가보자. 아버지는 나를 낳고 100일도 되지않아 어머니와 이혼했다. 이혼사유는 아버지의 바람이었다. 어머니와 이혼 후 얼마간은 내연녀와 함께 생활하며 나를 키웠다. 그러다 내연녀가 지쳐서 떠났고 아버지혼자 나를 키우게됐다. 나를 키우다 아버지도 상황이 여의치않아 나를 조부모님댁에 맡겼다. 그러고 아버지는 본인의 인생을 포기했다. 변변한 직업도 없이 노가다일을 전전하며 매일 술에 쩔어 살았다. 우울증에 알콜중독으로 30년을 넘는 세월을 보냈다. 나는 어릴적부터 아빠처럼 살지 않으려고 발버둥쳤다. 무능하고 쓸모없고 한심한 사람이 되지 않으려고 애썼다. 아빠처럼 살지 않으려고 애쓰고 한편으론 아빠를..
거울명상중 감정해소하며 일어나는 몸반응 증상들 요즘 나의 상태는..? 죽을맛이다. 왜 이렇게 됐을까? 토끼굴에 빠진 느낌이다. 나는 단지 행복하고 싶었을 뿐인데.. 인생은 가혹하게도 쉽게 행복을 허용하지 않는다. 근래 나는 내 무능감과 열등감을 직면하며 느끼고있다. 무능해서 비난받고 수치당할까봐 무섭다. 열등한 내가 수치스러워서 쥐구멍에라도 숨고싶다. 무능한 내가 싫어서 죽어버리고싶다. 주어진 일이 버겁고 하기싫다. 출근길이 지옥길처럼 느껴진다. 감정을 느끼며 해소하는 과정은 쉽지 않다. 쉽지않은 정도가 아니라 죽고싶을 정도로 힘들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레이키힐러님의 도움을 받고있다. 레이키와 상담을 하며 조금씩 나아짐을 느낀다. 감사하다. 얼마전엔 거울명상을 하며 기괴한(?)체험을 했다. 힐러님과 상담이 끝나고 너무 불안해서 거울명상이라도..
산티아고 순례길 완주 그리고 그 후 산티아고 순례길을 완주했다. 대성당에 도착하니 울컥하면서 눈물이 쏟아졌다. 내가 드디어 왔구나. 이 길이 끝났구나. 감동과 아쉬움이 뒤섞였다. 지금은 순례길을 걸은 후 남은 유럽여행도 무사히 끝내고 한국으로 들어와있다. 순례길을 걸은 후 나는 얼마나 변했을까? 변화를 기대했지만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순례길을 걷게 된 계기는 내 마음의 고통으로부터 시작됐다. 일하면서 번아웃이 왔다. 무기력과 우울증이 동반돼서 그만두겠다고 이사님께 말씀드렸다. 그러나 내 의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조금만 더 해보라며 나를 붙잡았다. 나는 무기력한 상태로 꾸역꾸역 출근했다. 출근한 시간이 지옥같았다. 사무실 책상에 앉아 있는 동안 나는 죄책감과 불안감, 자기비하에 시달렸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불안하면서 죄책감이 올라..
<산티아고 순례길 기록일기> 팔라스 델 레이-보엔테 어제 밤에 잘 준비를 하고 침대에 누웠는데 순례자 2분이 들어왔다. 그때가 밤 8시 30분 이었다. 두 분은 한국분 이었는데 알베르게로 배낭을 보내고 35km를 걸어오셨다. 비오는 날씨에 밤 늦게까지 걸은게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리셉션 직원이 퇴근을 해서 체크인은 못하는 상태였다. 다른 알베르게까지 더 걷기는 무리라서 일단 자고 내일 직원이 출근하면 설명하고 숙박비를 내기로 하셨다. 나는 너무 피곤해서 10시 전에 잠들었다. 5시 30분에 깨서 화장실을 다녀온 후 다시 잠들었다. 누군가의 알람소리에 일어나 시계를 보니 7시다. 6시 30분에 일어나려고 했는데 늦었다. 배낭을 챙기고 화장실을 갔는데 생리가 터졌다. 산티아고에서 생리대를 사려고 했는데 오늘 사야겠다. 천천히 걸어 멜리데에 도착했다. 뽈뽀(문..
<산티아고 순례길 기록일기> 포르토마린-팔라스 델 레이 오늘도 7시에 알베르게를 나왔다. 7시에 나오면 캄캄해서 랜턴이 있어야 걸을 수 있다. 얼마 걷지 않아 마을을 빠져나와 숲길이 시작되었다. 숲길은 나무가 무성해 랜턴 없이는 한치 앞도 안 보인다. 어두운 밤길을 혼자 걷는것도 이젠 익숙해졌다. 숲 속 오르막길을 열심히 걷고 있는데 저 멀리서 동물이 보인다. 2마리다. 형체를 보니 개 아니면 늑대같기도 하다.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는다. 아마 개 인듯 싶었지만 늑대일 수도 있다는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순간 몸이 얼어붙었다. 일단 헤드랜턴을 끄고 뒷걸음질을 쳤다. 다른 순례자가 오기를 기다려 봤지만 한 명도 오지 않는다. 천천히 뒷걸음질 치며 스틱으로 방어태세를 취한다. 멈췄다 뒷걸음치다를 반복하는데 2마리 개가 내 쪽으로 천천히 다가온다. 온 몸이 긴장된..
<산티아고 순례길 기록일기> 사리아-포르토마린 오늘도 어김없이 아침부터 비가 내린다. 나갈 채비를 하고 7시에 출발했다. 안녕~ 사리아. 오늘 사리아를 지나면 순례길이 100km도 남지 않는다. 언제 이 만큼 걸어왔나 싶다. 사리아를 벗어나자 숲길로 길이 이어진다. 오르막길이 계속된다. 해 뜨기 전이라 어두운 숲길을 랜턴에 의지해 걷는다. 걷다보니 구름 사이로 태양이 떠오른다. 오전 내내 비가 오더니 오후엔 비가 그치고 웬일로 해가 뜬다. 드디어 100km 이정표를 만났다. 순례자들이 다들 기념사진을 찍는다. 여기서 또 한번 울컥했다. 사리아부터 순례자들이 많아진게 확 느껴진다. 포르토마린에 다 와갈 즈음 한국라면을 파는 기념품가게에 들렀다.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칠리 없다. 신라면 하나를 뚝딱 해치웠다. 라면을 먹는 동안 한국사람이 계속 들어온다. ..